만약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면, 보험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을까?

고지의무를 위반했더라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알아봅니다. ‘3년 경과’, ‘인과관계 부재’ 등 법률적 기준을 통해, 당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보험 가입 시,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과거 병력을 살짝 숨겼던 기억. 있으신가요?

그 작은 침묵의 대가는 혹독할 수 있습니다. 훗날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며 계약 해지와 보험금 지급 거절을 통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적인 순간. ‘이제 모든 게 끝이구나. 한 푼도 못 받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잠깐, 여기서 포기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해서 무조건 보험금을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법과 보험 약관에는, 설령 계약자에게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하는 몇 가지 중요한 ‘예외 조항’과 ‘면책 규정’이 존재합니다.

이 글은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통보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당신에게, 마지막 희망이 될 수 있는 3개의 법적 구제 장치를 알려드립니다.

목차

구제책 1: ‘3년’이라는 시간의 방패 (보험사 해지권의 소멸)

상법 제651조는 보험사의 ‘계약 해지권’에 시간적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①안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나거나, ②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더 이상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일로부터 3년’입니다.

만약 당신이 보험에 가입하고 3년이 지나는 동안, 보험사가 당신의 위반 사실을 몰랐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 그 이후에는 설령 과거에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보험사는 계약을 함부로 해지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계약은 법적으로 보호받게 되는 것입니다.

⚠️ 주의! 만약 위반 사실이 매우 중대하여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5년까지도 계약이 무효 처리될 수 있습니다.

구제책 2: ‘인과관계’의 부재 증명

설령 계약일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열쇠가 있습니다.

바로 ‘고지하지 않은 사실’과 ‘발생한 보험사고’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법원은 “고지의무에 위반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이 증명된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 실제 판례 사례

과거 ‘B형 간염’ 치료 사실을 숨기고 정기보험에 가입한 A씨가, 2년 후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참고:  왜 요즘 2030세대는 종신보험이 아닌 정기보험을 선택할까?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지만, 법원은 ‘B형 간염’과 ‘교통사고 사망’ 사이에는 의학적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즉, 내가 숨긴 병 때문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인과관계 없음’을 증명해야 하는 책임은 계약자 측에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구제책 3: 설계사의 책임을 묻는 ‘고지 방해’

만약 나의 고지의무 위반이 나의 의지가 아니라, 보험 설계사의 적극적인 방해나 잘못된 안내 때문이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법 제651조는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을 때’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설계사의 ‘고지 방해’ 행위 예시]

  • “그 정도는 사소한 거라 말 안 해도 괜찮아요”라며 고지를 막는 행위
  •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게요”라며 청약서 질문표를 대신 작성하는 행위
  • 질문표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서명만 받아 가는 행위

만약 이러한 사실을 통화 녹취록, 문자 메시지 등의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다면, 고지의무 위반의 책임을 설계사와 보험사에 물어 계약 해지를 막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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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대처 순서

  1. 보험사의 ‘지급 거절 사유서’를 문서로 확보한다.
  2. 나의 상황이 위 3가지 구제책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검토한다. (계약 후 3년이 지났는가? 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는가? 설계사의 고지 방해는 없었는가?)
  3. 손해사정사, 변호사 등 보험 전문가와 상담하여 법적 대응 가능성을 타진한다.
  4. 금융감독원 민원 또는 법적 소송을 통해 권리를 주장한다.

결론

고지의무 위반은 분명 계약자의 중대한 과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모든 권리의 박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3년 경과’, ‘인과관계 부재’, ‘고지 방해’.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억울하게 보험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당신에게 마지막 역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의 거절 통보에 섣불리 좌절하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법적 구제 장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고지 문구: 본 글은 2025년 10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고지의무 위반 시 법적 구제 수단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실제 보험금 지급 여부는 개별 계약의 구체적인 사실 관계, 약관, 관련 법규 및 법원의 최종 판결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의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글쓴이: OOO 보험 전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