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보험 가입 시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주요 사례를 알아봅니다. 어떤 내용을 알려야 하는지, 사소한 질병은 괜찮은지 등 헷갈리는 기준을 명확하게 정리하여 당신의 소중한 보험을 지켜드립니다.
“보험 가입할 때, 몇 년 전 허리 디스크 치료받은 거 굳이 말해야 하나요? 그냥 조용히 넘어가면 안 될까요?”
보험 가입을 앞두고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고민입니다.
과거 병력을 알리면 보험료가 오르거나 가입이 거절될까 봐, 혹은 ‘이 정도는 사소하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침묵’이 훗날 당신의 가족을 보호해야 할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보험금 지급 거절이라는 비수(匕首)가 되어 돌아올 수 있습니다.
보험 계약은 ‘고지(告知)’라는 솔직한 고백 위에 세워진 신뢰의 탑과 같습니다.
이 글에서는 보험 가입의 가장 첫 단추이자 가장 중요한 의무인 ‘고지의무’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위반’으로 간주되어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명확하게 알려드립니다.
목차
- ‘고지의무’란 무엇인가? (계약 전 알릴 의무)
- 주요 위반 사례 1: 과거의 질병 및 치료 이력
- 주요 위반 사례 2: 현재의 직업 및 운전 여부
- 만약 위반했다면 어떻게 될까?
- 자주 묻는 질문 FAQ 3가지
‘고지의무’란 무엇인가? (계약 전 알릴 의무)
고지의무란, 상법 제651조에 명시된 계약자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보험 계약을 맺을 때, 계약자는 보험사가 질문한 중요한 사항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을 숨기거나 거짓으로 알려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보험사는 가입자의 고지 내용을 바탕으로 그 사람의 위험 등급을 평가하고, 가입 승인 여부와 적정 보험료를 결정합니다.
만약 계약자가 불리한 정보를 일부러 숨긴다면, 보험사는 정확한 위험 평가를 할 수 없게 되므로 이는 공정한 계약의 기초를 무너뜨리는 행위가 됩니다.
따라서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 사실이 발견되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됩니다.
주요 위반 사례 1: 과거의 질병 및 치료 이력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고지의무 위반 사례입니다.
보험 가입 시 작성하는 ‘청약서 질문표’에는 보통 다음의 내용을 묻습니다.
- 최근 3개월 이내: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 질병 진단, 소견을 받거나 치료, 입원, 수술,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 최근 1년 이내: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해 추가 검사(재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 최근 5년 이내: 입원, 수술, 또는 7일 이상 계속해서 치료받거나, 30일 이상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 (암, 백혈병, 고혈압, 당뇨병 등 11대 질병 포함)
✍️ 실제 지급 거절 사례
A씨는 2년 전 B형 간염으로 3개월간 약을 복용한 사실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 나았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이를 알리지 않고 정기보험에 가입했습니다. 3년 후, A씨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유가족이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는 A씨의 과거 B형 간염 치료 이력을 확인하고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사망 원인이 간염과 직접 관련 없더라도 위반은 위반입니다.)
주요 위반 사례 2: 현재의 직업 및 운전 여부
사망 위험률은 질병뿐만 아니라 ‘직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보험사는 직업의 위험 등급을 분류하여 보험료를 차등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사무직 근로자보다 건설 현장 근로자나 오토바이 배달원 등은 사고 위험이 높으므로 상해 관련 보험료가 더 비싸게 책정됩니다.
만약 위험한 직업을 가졌음에도,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사무직’이나 ‘주부’ 등으로 직업을 거짓으로 고지했다면 이 또한 명백한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가입 이후에 위험한 직업으로 변경된 경우에는 ‘직업 변경 통지의무’가 발생하며, 이를 알리지 않을 경우에도 보험금이 삭감될 수 있습니다.
만약 위반했다면 어떻게 될까?
고지의무를 위반했다고 해서 무조건 보험금을 못 받는 것은 아닙니다.
몇 가지 중요한 기준이 있습니다.
- 보험사의 해지권 행사 기간: 보험사는 위반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이내, 계약일로부터 3년 이내에만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즉, 3년이 지나면 위반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강제로 해지할 수 없습니다.
- 인과관계의 존재 여부: 고지하지 않은 내용과 발생한 보험사고(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 간염 병력을 숨겼지만,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 단, 이 경우에도 분쟁의 소지가 매우 큽니다.)
- 강제 해지: 만약 명백한 사기 목적의 계약이었다고 판단되면 3년이 지나도 계약이 무효 처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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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3가지
Q1. 감기나 장염처럼 가벼운 질병으로 병원에 간 것도 다 알려야 하나요?
A1. 청약서 질문표의 기간(최근 3개월 이내 등)에 해당한다면 원칙적으로는 모두 알려야 합니다. 하지만 감기, 장염, 가벼운 물리치료 등은 심사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솔직하게 고지해도 불이익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2. 설계사가 ‘이 정도는 괜찮으니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믿어도 될까요?
A2. 절대 안 됩니다. 설계사가 대신 고지해주거나, 고지를 방해한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모든 책임은 계약자에게 돌아옵니다. 고지의무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청약서 질문표에 근거하여 사실대로 작성해야 합니다.
Q3.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어떡하죠?
A3.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내 건강 기록’ 앱이나 정부24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10년간의 병원 진료 기록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입 전 반드시 자신의 진료 기록을 확인하고 정확하게 고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완벽한 정직함’이야말로 당신의 보험을 가장 안전하게 지키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당장의 작은 이익(저렴한 보험료)을 위해 중요한 사실을 숨기는 것은, 미래에 터질지도 모르는 시한폭탄을 내 손으로 설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조금 불리한 병력이 있더라도 솔직하게 고지하고, 부담보(특정 부위 보장 제외)나 약간의 할증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가입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기억하세요. 고지의무는 당신을 귀찮게 하는 절차가 아니라, 당신과 보험사 간의 소중한 약속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신뢰의 표현입니다.
고지 문구: 본 글은 2025년 10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고지의무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계약 해지 및 보험금 지급 거절 여부는 개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및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쓴이: OOO 보험 전문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