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이 안 좋다니까 어머니께서 매일 미역국을 한 솥씩 끓여주십니다. 이거 다 먹어도 되는 걸까요?” 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것, 바로 ‘요오드’입니다. 과거에는 요오드 결핍이 갑상선 질환의 주원인이었기에 “미역, 다시마가 최고”라는 말이 정설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영양 과잉 시대인 지금, 특히 해조류를 즐겨 먹는 한국인에게 이 조언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핵심 원료지만, 넘치면 공장(갑상선) 가동을 멈추게 만듭니다. 이를 ‘울프-차이코프 효과(Wolff-Chaikoff effect)’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김, 미역, 다시마 속 요오드의 진실과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특히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가 지켜야 할 섭취의 ‘선’을 명확히 그어드립니다.
📄 목차
1. 한국인은 이미 충분하다: 요오드 과잉의 역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성인의 하루 요오드 섭취량은 150㎍(마이크로그램)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300~500㎍에 달하며, 미역국을 즐겨 먹는 경우 3,000㎍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요오드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민족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갑상선이 감당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면 발생합니다. 요오드가 과다하게 들어오면 갑상선은 호르몬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스스로 공장 가동을 멈춰버립니다. 일시적인 방어 기제이지만, 갑상선 기능이 이미 약해진 사람에게는 이것이 영구적인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갑상선에 좋으라고 먹은 다시마 환이 갑상선을 망가뜨리는” 비극이 일어나는 것이죠.
2. 하시모토 갑상선염 환자가 미역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한국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의 70~80%는 자가면역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입니다. 내 몸의 항체가 갑상선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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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따르면 하시모토 환자가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면, 갑상선 조직 내에서 염증 반응이 더 격렬해지고 항체 수치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염증으로 힘들어하는 갑상선에 과도한 일감(요오드)을 던져주는 꼴입니다. 따라서 하시모토 진단을 받았다면 의도적으로 요오드 고함량 식품을 제한하는 ‘요오드 제한식’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3. “그럼 아예 끊을까요?” 안전한 섭취 가이드라인

그렇다고 김 한 장, 미역국 한 숟가락도 먹지 말라는 극단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요오드 또한 필수 미네랄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농축된 형태’를 피하는 것입니다.
| 구분 | 섭취 가이드 (저하증 환자 기준) |
|---|---|
| 권장 (O) | 김 2~3장(도시락김 1봉), 미역국(건더기 적게) 가끔, 생선구이, 조개류 |
| 주의 (△) | 다시마 국물(육수만 내고 건져내기), 매일 먹는 미역국 |
| 금지 (X) | 다시마 환/가루, 요오드 영양제, 해조류 엑기스, 며칠 연속 미역국 섭취 |
특히 산후조리원에서 2~3주 내내 미역국을 삼시 세끼 먹는 문화는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산모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출산 후 산모 건강 관리에서도 언급했듯, 산모의 영양은 균형이 중요하며, 미역국 대신 북엇국이나 소고기무국으로 대체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4. 저요오드식, 언제 어떻게 해야 할까? (방사선 치료 시)
일반적인 관리 목적의 ‘요오드 제한’과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위한 ‘저요오드식’은 다릅니다. 후자는 치료 효과를 위해 2주간 철저하게 요오드를 차단하는 식단입니다.
📝 ✍️ 현장 노트: 천일염 대신 ‘맛소금’을 써라?
저요오드식을 할 때 가장 놀라운 점은 건강에 좋다는 천일염, 구운 소금을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다에서 온 소금에는 요오드가 들어있기 때문이죠.
💡 팁: 치료 기간에는 정제된 소금(한주소금, 맛소금 등 요오드 무첨가 소금)을 사용해야 합니다. 김치나 장류도 일반 제품은 피하고 직접 담가 먹거나 저요오드 전용 제품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는 갑상선 식단 가이드의 핵심 원칙 중 하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A. 대부분의 종합비타민에는 하루 권장량 수준(150㎍)의 요오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저하증 환자에게는 큰 문제가 없으나,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심하거나 의사로부터 요오드 제한을 권고받았다면 성분표를 확인하고 요오드가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A. 단순 결절은 음식 제한이 필요 없습니다. 정상적인 식사 범위 내에서 드시면 됩니다. 다만, 결절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유발하는 ‘기능성 결절’인 경우에는 요오드 섭취를 조절해야 할 수 있으므로 혈액 검사 결과를 확인하세요.
결론

요오드는 갑상선에 양날의 검입니다. 부족해도 문제지만, 한국인에게는 ‘과잉’이 더 큰 문제입니다. “몸에 좋다니까 많이”라는 생각보다는, 내 갑상선 상태에 맞춰 “적당히, 맛있게” 즐기는 것이 진짜 건강을 지키는 길입니다. 오늘 저녁 식탁, 김 한 봉지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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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 문구: 본 글은 2025년 12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일반적인 영양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합니다. 개인의 갑상선 질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요오드 제한 필요 여부가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