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보험 설계사들은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라고 할까?

일부 보험 설계사들이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 가입(리모델링)을 권유하는 이유를 ‘수수료 구조’와 ‘영업 전략’의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소비자가 ‘승환 계약’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고객님, 지금 유지하고 계신 보험은 보장도 부족하고 예정 이율도 낮아서 손해예요. 이참에 해지하고, 보장은 더 좋고 보험료는 비슷한 최신 상품으로 갈아타시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보험 설계사에게서 어느 날 이런 전화를 받아본 경험, 있으신가요?

나를 위하는 진심 어린 조언처럼 들려 귀가 솔깃해지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나에게 이득인 제안일까?’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보장이 추가되거나, 더 합리적인 상품이 출시되어 ‘보험 리모델링’이 실제로 고객에게 유리한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당수의 ‘해지 후 신규 가입’ 권유 뒤에는 고객의 이익보다는 설계사의 이익과 직결된 보험업계의 구조적인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이 글은 당신을 위하는 척 다가오는 달콤한 제안의 이면을 파헤쳐, 당신이 불필요한 손해를 보는 ‘호갱’이 되지 않도록 돕는 예방주사가 되어 줄 것입니다.

목차

이유 1: 설계사의 주 수입원, ‘신계약 수수료’

보험 설계사의 수입 구조를 이해하면, 모든 의문이 풀립니다.

설계사의 가장 큰 수입원은 고객이 ‘새로운 보험에 가입’했을 때 발생하는 ‘신계약 수수료(초회 수수료)’입니다.

이 수수료는 보통 월 납입 보험료의 10배에서 많게는 17배에 달하는 큰 금액으로, 계약 체결 초기에 집중적으로 지급됩니다.

예를 들어, 월 20만 원짜리 종신보험을 신규로 계약했다면, 설계사는 그 대가로 200~340만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게 됩니다.

반면, 고객이 기존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감액’이나 ‘감액 완납’ 같은 리모델링을 통해 유지하는 것은, 설계사 입장에서 아무런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 ‘수고’일 뿐입니다.

따라서 일부 설계사들은 고객이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보다, 그것을 해지하고 발생한 해지환급금으로 새로운 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할 강력한 동기를 갖게 됩니다.

이유 2: 기존 보험 유지는 ‘돈이 안 된다’ (유지 수수료의 진실)

“그래도 제가 계약을 유지하면, 설계사님께 계속 수수료가 지급되는 것 아닌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고객이 계약을 유지하면 ‘유지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이는 신계약 수수료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며, 그나마도 지급 기간이 2~3년 정도로 한정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당신이 10년 전에 가입한 보험은, 지금 그것을 관리해주는 설계사에게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주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어차피 수입도 없는 오래된 계약을 들여다보며 관리해주는 것보다, 그 계약을 해지시키고 새로운 ‘수수료’를 창출하는 것이 비즈니스적으로 훨씬 더 이득인 셈입니다.

참고:  소멸성 정기보험 vs 만기환급형 정기보험, 실제 수익률 완벽 비교

조심해야 할 ‘승환 계약’의 함정

이처럼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으로 갈아타게 하는 행위를 보험업계에서는 ‘승환 계약’이라고 부릅니다.

금융 당국에서는 부당한 승환 계약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엄격한 규제를 두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교묘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곤 합니다.

[승환 계약 시 소비자가 입는 손해]

  • 원금 손실: 기존 보험 해지로 인한 해지환급금 손해
  • 보험료 인상: 재가입 시 높아진 나이로 인한 보험료 상승
  • 보장 공백: 해지 후 신규 가입까지의 기간 동안 무보험 상태가 됨
  • 면책기간 부활: 암보험 등의 경우, 90일의 면책기간이 새로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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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소비자의 대처법: ‘비교’와 ‘확인’

설계사의 리모델링 제안을 받는다면, 감정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다음의 절차를 따르세요.

1단계: 기존 보험의 ‘유지 가치’ 먼저 확인하기

제안을 듣기 전, 내가 가입한 보험사에 직접 전화하여 ‘예정 이율’, ‘보장 내용’, ‘현재 해지환급금’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합니다.

2단계: 신규 보험과 ‘동일 조건’으로 비교 요청하기

설계사에게 “기존 보험과 완전히 동일한 보장 조건(보장금액, 기간 등)으로 설계했을 때의 보험료를 보여주세요”라고 명확하게 요구합니다. 두 상품을 같은 저울 위에 올려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3단계: 제3자에게 ‘교차 확인’ 받기

해당 설계사가 아닌, 다른 설계사나 보험 비교 플랫폼 등을 통해 제안받은 내용이 정말 합리적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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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모든 설계사의 ‘해지 후 신규 가입’ 권유가 악의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정말 고객의 이익을 위해 진심으로 조언하는 훌륭한 설계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계약 수수료’라는 강력한 동기 부여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그들의 제안을 100% 신뢰하기보다는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최종 결정의 책임은 결국 계약자인 당신에게 있습니다. 설계사는 조언자일 뿐, 당신의 재산을 대신 지켜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비교하고, 확인하는 현명함만이 불필요한 손해를 막는 유일한 길입니다.

고지 문구: 본 글은 2025년 10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보험 설계사의 일반적인 수수료 구조와 영업 방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설계사가 부당한 승환 계약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며, 보험 리모델링은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하에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글쓴이: OOO 금융 소비자 보호 전문 기자)